14. 세 명의 방적공 (Die drei Spinnerinnen)

 

어느 마을에 아름답지만, 게으른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방적(비고1 참고) 일을 싫어했고, 그래서 거의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는 소녀가 게으르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서, 소녀가 열심히 일하는 척하게 했습니다. 어느 날, 여왕이 마을을 방문했고, 소녀의 어머니는 소녀가 매우 부지런하고 훌륭한 방적공이라고 여왕에게 말했습니다.

 

여왕은 소녀의 솜씨를 보고 싶어 했고, 소녀를 성으로 데려가 세 개의 방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방은 가득한 아마(비고2 참고)로 채워져 있었고, 여왕은 소녀에게 사흘 동안 이 모든 아마로 아마포를 만들라고 명령했습니다. 만약 소녀가 이 일을 해내면 왕비는 자기 아들과 결혼시켜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소녀는 방적 방법을 전혀 몰랐습니다. 절망한 소녀는 첫 번째 방에 갇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세 명의 여성이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 여성은 커다란 발을 가지고 있었고, 두 번째 여성은 커다란 입술을, 세 번째 여성은 커다란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소녀에게 자신들이 실을 뽑아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대신 소녀는 나중에 자신들을 결혼식에 초대하고 왕에게 자신들의 친척이라고 소개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소녀는 그 조건을 받아들였습니다.

 

세 명의 여성은 각자의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여 실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여성은 발로 물레를 돌렸고, 두 번째 여성은 큰 입술로 아마를 물어뜯어 실을 만들었으며, 세 번째 여성은 큰 손가락으로 실을 뽑아냈습니다. 그들은 하루 만에 첫 번째 방을 끝냈고, 다음날 두 번째 방을, 그리고 세 번째 날에는 마지막 방을 모두 아마포로 채웠습니다.

 

여왕이 돌아와서 방들을 확인했을 때, 그는 매우 기뻐하며 약속대로 그녀를 왕자와 결혼시키기로 했습니다. 결혼식 날, 소녀는 세 명의 방적공을 초대했고, 그들은 궁으로 왔습니다. 왕자는 소녀에게 이 이상한 모양의 친척들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소녀는 왕에게 그들이 자신을 도와준 방적공들이며, 그들이 방적을 너무 많이 해서 이런 모양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여성은 물레의 발을 많이 밟아서 큰 발을 가지게 되었고, 두 번째 여성은 실은 하도 많이 핥아서 커다란 입술을 가지게 되었고, 세 번째 여성도 많은 실을 꼬다 보니 커다란 손가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왕은 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아름다운 신부가 더 이상 실을 뽑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소녀는 평생을 편안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주제 :

게으른 소녀가 어머니의 거짓말로 인해 여왕에게 많은 양의 아마포를 방적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절망에 빠진 소녀는 우연히 세 명의 이상한 외모를 가진 여인들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왕자와 결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성실함의 중요성, 우연한 도움과 행운의 역할,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합니다. 또한, 결혼을 통해 신분 상승을 이루는 전통적인 동화의 요소도 담겨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이야기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독자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제공합니다.

 

비고 1.

방적(紡績, spinning)이란? 섬유에서 실을 뽑아내는 일입니다. 직물 제조에 있어 중요한 과정 중 하나로, 방적과 직조를 통틀어 방직이라 합니다.

 

비고 2.

아마포(亞麻布)는 아마의 섬유로 만든 직물로, 리넨(linen)이라고도 합니다. 섬유의 길이가 15∼100cm 정도인 아마의 목질 부분을 주로 이용합니다. 열전도율이 크고 뻣뻣하여서 입으면 시원하고 편하므로 여름철 옷감으로 인기가 높지만 쉽게 구겨지는 단점이 있습니다.